기고문 > 오피니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고문
오피니언
<기자수첩>
시의회 조사특위구성과 감사청구가 시급하다
기사입력: 2019/09/11 [14:03] 최종편집: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김승태 편집국장

포천에서 기자 생활한지도 벌써 두 달이 훌쩍지났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벌써 몇 년은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바쁘게 다녔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제는 시청에 들어가서도 서로 눈인사를 주고받으며 가벼운 농담을 건넬 정도로 친해진 분들도 생겼다. 처음에는 미로 같은 시청 건물이 어디가 어딘지 헷갈려서 뱅뱅 돌며 헤맨 적도 있다.


포천에 오기 전에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취재원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 가운데 공원묘지에 관계된 사람들과 산업단지에 관련된 사람들은 서울에서는 좀처럼 만날 기회가 없는 분들이다. 시청 장묘문화과에 의하면 전국의 묘지 가운데 허가를 낸 묘지는 10%도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고 보면 거의 모든 묘지가 불법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꽃마을 화현에 2천2백기의 불법묘지가 한곳에 조성돼 있다는 이야기에는 놀라움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수십 년에 걸쳐 불법묘지가 조성됐을 텐데 그동안 관련 공무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기에 이토록 산 전체가 불법 천지가 되도록 방치 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피해자가 그만큼 많았고 그래서인지 묘지에 관한 소송과 고발, 고소가 끊이질 않는다.


피해자들 사이에도 의견이 둘로 나뉘어 서로 반목한지 오래됐다. 한쪽에서는 이 묘지 땅이 개인 소유로 바뀌었으니 관리를 위해서 통제가 필요하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이번 추석에 묘지로 가는 문을 열어라 하고 싸우고 있다. 그 사이에 팔십 가까운 머리 허연 할아버지가 ‘제발 이번 추석에 어머님 묘에서 차례라도 지내게 해달라’고 울먹이는 모습은 곁에서 지켜보기에도 딱하기만 하다.


화제를 바꿔 이번에는 산업단지 이야기다. 얼마 전에 장자산업단지에서 벌어진 일들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장자산단을 개발할 당시 포천시는 SPC사인 신평산업단지개발(주)가 금융사로부터 640억원이라는 거액을 대출받을 때 빚보증을 섰고, 지난 4월 23일 만기가 되어 포천시는 SPC사를 대신해 대출잔금 440억원을 갚은 것으로 드러났다.


440억원. 이것은 작은 돈이 아니다. 장자산단이 시작된 것은 지금부터 7년 전인 2012년이고, 당시 시행사에 빚보증 섰던 것이 서장원 전 포천시장 책임 하에 진행됐던 일이었다. 정작 돈의 주인이기도 한 포천시민들 대부분 이 사실을 모르고 있고, 당당 공무원들은 그 뒤처리 일을 감당하기에도 바쁘다.


포천시의 생돈 440억원은 결국 시행사가 7년 동안 분양하다가 팔지 못한 미분양 토지를 사들인 꼴이니 어처구니가 없다. 더욱 기막힌 것은 이번에 상환한 440억원 가운데는 1공구 조합원 개인에게 별도로 보증을 서서 빌려준 50억원이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개인의 은행 채무를 시에서 갚아주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사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니 이 일을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7년 전 아무개가 보증을 섰고, 만기일이 되었고, 시에서는 예산을 짜고, 거기에 따라 금융권에 상환을 하고, 모든 일을 착착 기계적으로 집행됐을 뿐이다. 별로 바람직한 일이 아니니 일부러 사람들에게 소문을 낼 필요도 없었을 터이고, 우리는 이 사태를 냉정하게 짚어야 한다. 그동안 장자산단으로 인해 누가 얼마나 손해를 봤고, 반대로 어느 누가 얼마나 이익을 봤는지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


이 일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이고, 직무유기한 공무원은 또 없는지, 업체와의 유착은 없었는지 샅샅이 조사해야한다. 빚보증으로 440억원을 날리고도 땅을 이전해왔으니 문제가 없다는 생각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비록 7년이란 시간이 흘러서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하더라도 책임이 있는 사람 단 하나라도 밝혀내야한다. 440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포천시 금고에서 빠져나갔는데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제 시의회가 나서야할 차례다. 장자산단 조사특위를 구성하고 감사청구를 해야 한다. 다른 곳은 몰라도 시의회까지 직무유기를 하면 안 된다. 이와 유사한 일이 다시는 재발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시의회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포천뉴스 포천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 pcnt.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