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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열전>
축산과 김미영 주무관
“여성도 일 잘한다는 것 보여주고 싶었죠”
기사입력: 2018/02/07 [14:25]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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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뉴스


지난 23일 오후, 최근 AI 방역업무로 바쁜 농업기술센터에 위치한 축산과 사무실 안에는 방긋 웃는 한 여성이 눈에 띄었다.

 

이제 막 공무원 생활 1년 3개월 차에 접어들어 포천시 축산과에서 서무 및 기록물 관리, 젖소, 한우 및 양봉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는 농업직 김미영(27) 주무관이다.

 

남성이 주를 이루는 축산 분야에서 여성 공직자의 삶을 사는 그녀는 전혀 위축됨이 없이 자신의 직업에 푹 빠져 있었다. 항상 웃는 얼굴로 인사하며, 의욕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 축산과의 '비타민'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녀는 “지난 2015년 10월 포천시 축산과에 임용된 후 단 1개월 만에 포천 농가에서 AI가 확인돼 차단방역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선배들을 보고 공직자로서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운을 뗐다.

 

특히 "주말에도 쉼 없이 관내 전체 방역을 실시하는 해당 공무원, 축협 관계자 및 가축방역요원들을 독려하고 생생한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해 방역에 관련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자신의 업무"라며 AI 사태는 공직자로서의 비장한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미영씨는 동남고(72회)와 강원대 축산과를 졸업(2015년 8월) 후, 치열한 필기시험(9:1)과 면접시험(3:1)을 뚫고 수습 행정원도 거치지 않고 축산과에 정식 발령되며 힘찬 첫발을 내디뎠다.

 

포천시청에 지원한 것은 김씨 자신이 포천 토박이기도 하지만, 대학생 때 소흘읍사무소에서 행정체험을 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포천 축산인의 한 사람으로서 포천축산의 문제점을 들라면 "악취와 파리 등 열악한 사육환경과 타 시군에 비해 2배나 많은 사육농가와 무허가 축사 등이 문제"라고 답했다.

 

특히 "정부는 현행법(건축법 및 가축분뇨법)상 허가 또는 신고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지어진 건축물을 보유한 무허가 축산농가에 대해, 지난 2015년 11월 23일부터 2018년 3월 24일까지 유예기간을 주어, 적법화 작업이 추진 중"이라며 "현재 전국적으로 무허가 건축물을 보유한 축산농가에 대한 적법화 작업이 추진 중인 가운데, 포천시에서는 대상 농가 1200가구 중 150여 농가의 적법화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하지만 "타 시군에 비해 축사는 많지만 2세 축산인이 적어 적법화 작업이 힘들고 돈도 많이 들어 걱정이다"고도 말했다.

 

현장에 나가보면 "솔직히 돈분 등을 매일 치우기는 힘들고, 어느 정도 선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 타협점을 찾기가 매우 힘들어 보인다"고 했다.

 

또한 김씨는 축산과에서 서무 일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자료를 취합하고, 주간업무, 간부회의 자료 및 행정사무감사 보고서 등 정해진 기한 안에 자료를 작성하는 일도 하지만, 특히 언론사의 정보공개 요청이 있을 때는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지 스스로 판단이 잘 서지 않을 때도 있다"라며 새내기 공무원으로서의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지난해 AI 사태 때는 약 270만수에 달하는 산란계가 살처분 돼, 가축통계를 작성하면서 처음에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신기하기도 했지만, 영문도 모르고 죽어가는 동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워진다고도 했다.

 

양봉사업 또한 김씨의 업무다. 지난 2015년까지 지원되던 양봉사업이, 2016년부터는 시비 지원이 전면 폐지돼 약 100여개에 달하는 양봉농가에 대한 지원도 우려했다.

 

축산인으로 또 공직자로서 포천축산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그녀의 인생 목표는 의외로 소박하면서도 절실했다.

 

"30살이 되기 전에 시집가서 아이를 낳고 싶다"는 것.

 

이런 그녀가 처음부터 축산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교육에 뜻을 두고 있던 그녀에게 전공 선택의 기로에서 가정환경의 영향이 컸다.

 

인구절벽 시대를 맞이한 포천시에 한 명의 아이라도 더 낳아 인구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싶다는 설명이다. 김영미씨는 스스로를 "독립심이 강하며 책임감 또한 강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 독립심은 "집을 떠나는 독립심이 아니라 집 안에서 부모와 함께 또 자매와 함께 하는 독립심이다"고 말했다.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해 집안에 늘 함께 있지는 못했던 점과 언니가 고등학교 때부터 집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좋아하는 영화는 마블 코믹스의 '아이언맨'이다. 슈퍼맨이나 배트맨, 스파이더맨처럼 타고난 능력이나 주어진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기 때문에 '토니 스파크'와 같은 인물에 공감한다는 것.

 

월급은 꼬박꼬박 모아 적금을 들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린다.

 

그래서 그녀는 취미도 '적금통장 만들기'다. 통장에 불어나는 숫자를 바라보면 인생의 목표가 하나 둘씩 차근차근 달성되어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녀의 주말은 업무를 제외하면 온전히 자신을 위해 사용한다. 주말만이라도 '나'를 찾기 위해서다. 그래서 최근에는 가산면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하고, 일본어 공부 또한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녀는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여성 후배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포천시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여성이 점차 늘어나면서 한발 앞서 시작한 만큼 포천의 선배로서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를 해주고 싶다는 것.

 

그녀는 “여성도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남성들이 선호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라며 “비록 전공을 선택할 때 환경적인 영향이 컸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어려운 점이나 힘든 점을 헤쳐나가 후배들의 모범 답안이 되고 싶다"라며 “공직자로서, 그리고 축산인으로서의 제 몫을 다 해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독립심 강한 그녀는 지금도 송우리에서 신북면 기지리에 있는 농기센터까지 138번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며 가족과 함께 산다.

 

양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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