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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열전>
농정과 농업유통팀 노희경 주무관
쌀·물·기다림의 미학 그리고 행정적인 지원이 어우러진 전통주
기사입력: 2018/01/03 [09:53]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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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시 농정과 농업유통팀 노희경 주무관 (7급 농업직)
▲     © 포천뉴스


포천시를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포천막걸리가 있지만, 지난 2015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포천시의 한 공무원이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포천의 전통주를 즐기면서 우리 전통문화의 참된 가치를 전달하는 기회를 제공한 농정과 농업유통팀 노희경 주무관(7급 농업직)이 그 주인공이다.

 

이전에 비해 막걸리가 주목받긴 하지만, 국내 전통주 시장은 아직 영세한 수준을 벗지 못했다. 일제강점기의 수탈과 주세법, 제한 면허제 등으로 소규모로 빚어 먹거나 파는 전통주의 명맥이 끊긴 데다, 전쟁 등을 겪으며 쌀이 부족해지면서 밀 막걸리와 희석식 소주가 주종이 된 탓이다.

 

경제성장 뒤 서구식 식생활이 도입된 이후론 막걸리의 자리를 맥주가 차지했다. 농림부가 2014년 실태조사로 파악한 탁주 제조업체(양조장)는 전국에 569곳이다. 약주나 청주, 과실주, 증류식 소주 등 전통주로 분류되는 주종까지 합하면 850곳가량이다.

 

이 중 절반이 한 해 매출액 1억원 미만의 영세사업자들이다. 장기 유통이 어려운 막걸리는 지역시장에 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 등 대도시를 거점으로 한 양조장과 그렇지 않은 지역 양조장 사이의 편차는 갈수록 커진다.

 

올해로써 13년차 공직생활에 접어든 노희경 주무관은 지난 2015년 10월 2일 농정과 농업유통팀에 부임한 이래 매주 수차례에 걸쳐 관내 막걸리 제조공장을 방문한다. 영세사업자들이 품질인증을 받게끔 행정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노 주무관은 “소비자들은 막걸리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국산 쌀인지 아닌지, 햅쌀인지 아닌지, 품종이 무엇인지, 감미료가 들어갔는지, 발효기간은 어떤지, 저온발효인지 속성발효인지에 따라 다양한 맛과 품질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정보를 쉽게 전달할 키워드가 없다. 이 경우 승자는 결국 싼 막걸리가 된다”며 품질인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G마크 품질인증을 받으면 병당 300원 가량의 포장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 양조장은 지역시장을 기반으로 매출이 발생하는데 그만큼 단가에 민감하다. 농림부는 국산 쌀을 쓰길 원하지만 출고가가 단번에 올라가 수입쌀을 쓰는 경우도 많다. 또한 막걸리에는 쌀을 충분히 넣어야 맛과 향이 좋아지지만, 양조장들은 생산비를 줄이려 쌀 대신 밀가루나 전분, 아스파탐 등 당분, 그 밖의 식품 첨가물을 사용해왔다. 그만큼 영세성을 벗기 힘든 상황”이라며 "한 병에 천원남짓하는 막걸리에 300원가량을 포장비용으로 사용하면 결국 원가는 500~700원이어 품질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 2016년 2월 주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통주 면허의 설비 기준을 5㎘에서 1㎘로 완화했다. 소규모 영세사업자나 음식점 등에서 직접 만든 이른바 ‘수제 막걸리’를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노 주무관은 “대단히 개성 있는 소량의 술들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됐다"라며 “대량 생산해서 대량 공급하는 방식이 아닌, 소량으로 만들어 맛을 차별화한 일종의 음식처럼 술을 먹을 수 있게 됐다. 김치나 된장, 고추장처럼 집에서 빚어 먹는 음식 중 하나였던 지역특산주나 막걸리가 다시 우리의 주방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라 했다.

 

특히 지역특산주는 온라인 판매가 불가했지만, 품질인증을 받으면 인터넷 판매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앞으로는 쌀로만 만든 막걸리에 품질인증을 해서 품질을 높이고 쌀 소비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G마크는 국산 쌀과 발효제, 물만을 사용해 빚은 막걸리에 대해서만 품질 인증을 해주는 방안이다. 그동안은 밀이나 당분, 각종 식품 첨가물을 넣어도 품질을 인증했지만, 품질인증을 시행하게 되면서 이에 따른 막걸리 외에는 품질인증을 받을 수 없다. 정부의 품질 인증을 받은 ‘순수한’ 막걸리와, 그렇지 않은 막걸리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획일적인 규제는 필요하지 않지만 차별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G마크' 등의 품질인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렇기에 노 주무관은 "아무리 바빠도 신청서류부터 준비하자"고 매일같이 전화하며 지역 영세사업자들을 다독이며 품질인증 마크 획득에 공을 들인다.

 

G마크 획득의 경우, 1년에 5차례의 신청기회가 있어, 일단 신청을 해야지만 무엇이 부족한 부분인지 알 수 있어 다음번 신청에 보완해서 재신청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지난 19일 한 민원인의 칭찬 민원으로 나타났다. 민원을 제기한 시민 함씨는 "맑은 물, 맑은 공기를 자랑하는 포천시에 귀농해 전통주의 명맥을 이어가고자 하향산업이라는 주변 분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이동면에 자리 잡았다"고 자신을 밝히며 "타 지역에 들어와 서툴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정말 보기 드물게 내 일처럼 몸소 발로 뛰면서 민원을 해결해 주신 포천시 농정과 노희경 주무관에게 감사드린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노 주무관은 “향후 전통주 및 막걸리 시장은 프리미엄이 대세가 될 테지만 공동 판로개척, 공동 브랜드 등 일종의 ‘스탠더드’가 있어야 이들이 새 제품 개발이라도 할 수 있다"라며, 포천에서 만든 프리미엄 전통주 '다믄'을 소개했다.

 

'다믄'은 우유처럼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가장 큰 자랑은 깨끗한 뒷맛이다. 포천은 물맛이 좋기도 하지만, '아스타팜'등 인공적인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충분한 생발효를 통해 효모와 유산균이 살아있도록 제조하기 때문이다.

 

또한 포천산 '고시히카리' 등 최고급 품질의 '쌀'을 사용함으로써, 마시고 나면 와인잔에 '산수화'가 그려질 정도로 찰기가 있고 윤기가 흐르는 술이기에 이것이 애주가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다.

 

'다믄'은 스테이크와 샐러드 등 양식과 어울리는 전통주이기 때문에 특히 여성들과 20~30대의 젊은이들로부터 사랑받는 전통주이기도 하다. 도수는 5도이며, 가격은 병당 15,000원 정도다.

 

일반 막걸리에 비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추석 때는 매출이 4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으며, 서울 강남의 모 유명 한식당에는 한 달에 900병을 납품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흑미'를 섞어, 마치 와인 빛깔을 한 전통주 개발에 착수했다.

 

전통주와 요리가 가을 햇살보다 더 깔끔하고 달콤한 맛이 어우러진 '2017 세계 셰프 축제 메종'에서는 건배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처럼 포천막걸리는 대한민국 막걸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포천막걸리는 깨끗한 물과 직접 정성껏 만든 누룩, 그리고 기다림의 미학이 빚어낸 술이다. 막걸리의 맛을 내는 것은 술 익는 동안의 기다림이다. 술이 익어갈 동안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노 주무관은 "전통주의 홍보를 통해 포천 전통주가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 한발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라며"지역 전통주의 다양한 향기와 맛에 흠뻑 취해 전 세계인이 즐거운 시간을 누릴 수 있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노 주무관은 "행정적인 지원으로 포천 전통주가 널리 알려져서 소비가 크게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노희경 주무관은 지난 12월 29일 열린 포천시청 종무식에서 '2017 모범공무원 상'을 수상했다.

 

양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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