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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갑론을박 이어지는
'벌초대행' 서비스
기사입력: 2017/09/21 [13:3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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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뉴스

    

추석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상 묘를 직접 돌보기 힘든 이들을 위한 벌초 대행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를 두고 포천5일장 장터에서는 시민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묘소를 관리하는 농촌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데다 핵가족화 심화로 조상의 묘를 직접 돌보는 일이 갈수록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조상의 산소를 찾아 예를 올리고 그새 이상이나 없었는지 살피는 것이 성묘다. 예전에는 아예 시묘살이를 했었던 만큼 하루에도 몇차례 찾아 뵙겠지만 그렇지를 못해 설날 아침과 한식 단오 추석에 성묘를 했다. 아침 차례 때 쓴 제수 말고 간단한 술과 과일 포를 별도로 장만 조상의 산소를 찾아 자손들이 늘어서 절을 올렸다.

    

하지만 요즘은 대개가 고향을 떠나 대처에서 타향살이를 하는 형편에 일년에 한두번 찾는 성묘길이지만 수월하지가 않다. 원거리이기도 하거니와 묘지의 집단화가 이뤄져 일시에 몰리는 성묘객의 차량으로 일대 혼잡을 이룬다.

    

그러느라 명절 당일의 번거로움을 피해 휴일을 이용 미리 성묘를 다녀오기도 한다. 말이야 혼잡을 피해서라고 하나 성묘를 미리 마치고 연휴를 옹골차게 즐기려는 심사이기도 하겠다.

    

아무튼 성묘는 우리만의 유난스런 자랑이다. 성묘를 하되 겨울이면 쌓인 눈부터 쳐내고 한식에는 사초라고해서 지난겨울 죽은 잔디를 보식하고 손질했으며 추석 때는 여름내 자란 잡초를 말끔하게 베었다. 이것이 벌초다. 그러니만큼 추석이 지나도록 무성한 풀이 그대로 있으면 그처럼 보기 흉할 수가 없어서 아무리 무연고묘라도 마을주민들이 대신 벌초했다.

    

최근 벌초를 다녀 온 40대 직장인 A씨는 일주일 내내 어깨와 팔 등 온몸에 근육통이 생겨 고생했다고 토로했다. 지난주 토요일 군내면에 있는 선산을 찾아 이틀 동안 6기나 되는 분묘 벌초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무거운 예초기를 메고 산을 오르내리고 평소에 잘 쓰지 않은 근육을 사용하다보니 안 쑤시는 곳이 없었다. A씨는 열흘이나 되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직장에서도 일이 많아져 올해는 힘든 벌초작업을 대행업체에 맡길 작정이었다. 하지만 70대 중반이신 아버지가 “조상을 돌보는 일은 정성이 중요하다. 네가 가지 않으면 내가 직접 예초기를 들겠다”며 반대해 무산됐다고 전했다.

    

A씨는 “나이가 많으신 아버지가 힘든 일을 하도록 할 수 없었다”면서 “요즘 벌초 대행을 많이 이용한다는데, 전문가 손에 맡기면 고생도 안하고 훨씬 깔끔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오가는 시간과 기름값, 밥값 생각하면 훨씬 효율적이다. 내년엔 아버지를 설득해서 업체에 맡길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최근 전에 없던 벌초사고가 빈발하게 발생한다. 벌집을 잘못 건드려 목숨을 잃는 경우도 생기고 낫이 아니라 예초기를 사용하다 날이 부러져 부상을 당하기도 하여 미리 연기를 쏘여 벌을 쫓고 예초기 사용 때는 특별히 주의토록 당부하는가 하면 벌초대행업소도 등장하고 있다.

    

예초기 사고,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사고, 낙상 등이 많아진 것도 조상의 묘를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이유 중 하나. 대행업체에 맡기면 편리한데다 손수 벌초를 하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지만, 전통적인 효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부정적 시각도 함께 존재한다.

    

15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협의 벌초 대행 서비스인 ‘산소관리 서비스’ 지난해 이용건수는 1만8308기(基)로 전년(1만3180기)보다 39%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벌초대행이란 말 그대로 고향을 찾아 묘소를 직접 벌초하기 어려운 출향인의 산소와 그 주변을 대신 정리해주는 사업이다.

    

전국 300여개 지역농협, 산림조합 등에서 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사설 대행업체도 500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협의 경우 이용료는 1기당 6~10만원이지만 분묘가 있는 지역, 위치, 거리, 봉분 수 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벌초 전 분묘 모습과 벌초 후 모습을 찍은 ‘비포 앤 애프터’ 인증샷도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포천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B씨도 벌초 대행업체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가족이 모두 직장을 다녀 제때 벌초하기 힘들고, 모처럼 찾은 묘소는 관리가 안 돼 을씨년스러운 모습까지 보이다보니 업체를 이용해 미리 벌초를 진행하고 차례를 지내기로 했다는 것.

    

멀리 떨어진 묘소를 돌며 무거운 장비를 챙길 필요도 없고, 명절 당일에 간단히 차례만 지낼 수 있어 가족들도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B씨는 “벌초를 직접 해야만 효도라는 생각보다는 사정에 맞춰 성묘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조상 묘를 방치하는 불효도 아니고 벌초 이후 업체에서 보내 준 인증샷을 보면 직접 한 것보다 훨씬 말끔하게 정리된다”면서 “시간이 없는데 이렇게라도 벌초를 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벌초대행 서비스가 성행하는 것은 달라진 장묘문화나 바쁜 세태를 반영한 결과”라면서 ”직접 벌초를 해도 수십만 원의 비용이 들고 벌초를 위해 오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대행 서비스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편 벌초대행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진 이들은 조상을 돌보는 ‘정성’이 중요하지 이를 돈으로 대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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